서태지 자서전 7. 첫 매니저와의 결별 얘기
이 글은 서태지가 21살때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후 스포츠 서울의 지면을 빌어 자신의 자라온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요즘 가요계엔 우리 팀이 매니저 유대영씨와 헤어진 것에 대해 말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조금 인기가 있자 어려웠을때 함께 고생했던 매니저를 버린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은 것. 그러나 사실은 소문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우선 밝혀두고 싶다. 대영형과는 진작부터 음악을 비롯한 활동 전반에 걸쳐 견해차를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시중엔 우리들이 KTV 토요대행진에서 보조 MC로 나가게 된 것에 대한 책임소재 때문에 레코드 소속사인 반도음반의 최삼랑 사장과 대영형이 크게 다투었고, 그것이 또 매니저와의 결별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단지 표면상의 이유에 불과할 뿐이었다. 대영형과 우리는 헤어지기 얼마 전부터 매일 밤늦게 만나 우리들의 진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간에 불만도 있었고 주문도 많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견해차를 보인 것은 역시 음악과 방송활동에 관한 것이었다. 믹싱 전무가로 해박한 음악지식을 갖고 있는 대영형과 현장에서 뛰는 우리들과는 갈수록 많은 생각의 차이가 벌어졌다. 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화장실에도 갈 수 없을 만큼 빽빽한 스케줄 때문에 형에 대한 원망도 적잖았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밖에도 우리들 사이엔 공개하지 못할 사정도 있다. 말하자면 누가 누구를 버렸다는 표현보다는 서로 제 갈 길을 찾아가기로 한 것 뿐이다. 이유야 어떻든 이런 소문이 나고보니 형에게 미안할 뿐만 아니라 팬들에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부끄럽기만 하다. 조금 인기가 있다고 까분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 같아 겁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에게 변명을 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듣고 견딜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의 생활이다. 비록 형과는 가는 길을 달리했지만 앞으로도 많은 것을 의지하고 배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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