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자서전 6. 북공업 고등학교

Posted by RAY.D
2015. 2. 6. 20:48 뮤지션 이야기/국내


이 글은 서태지가 21살때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후 스포츠 서울의 지면을 빌어 자신의 자라온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내가 음악에 심취하기 시작하면서 그 동안 반에서 10등이내에 들었던 성적이 3학년 2학기가 되자 20등 정도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난 성적이 떨어진 것에 대해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럭저럭 중학교를 졸업하고 곧 서울 북공업 고등학교(북서울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팬들 사이엔 내가 인문계에 들어가지 않고 공고에 진학한 것을 두고 공부를 못했기 때문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라는 사실을 이 기회를 통해 알려드리고 싶다. 당시만 해도 공업고등학교는 연합고사에 앞서 특차지원을 받는 곳이었고 특차는 성적이 나쁘면 갈 수 없는 곳이었다. 더구나 서울 북공업 고등하교는 서울공고에 이어 두번째로 어려운 학교였다. 내가 공고를 가야겠다고 말하자 집에서는 반대가 대단했다. 특히 귀한 외아들이 대학에 들어가 훌륭한 설계사라도 돼주길 원했던 아버지는 한사코 공고진학을 반대했다. 그러나 난 집요했고 고집스럽게 부모님을 설득했다. 대학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공공에 들어가 설계나 전자계통쪽으로 일찍 나가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내 주장이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음악을 직업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아버지는 이번에도 어쩔 수 없었는지 결국 뜻을 거두어 주셨다.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은 과거에도 무슨 문제로 나와 대립할 때마다 나의 끈질긴 고집에 손을 들었다. 부모님들이 그처럼 뜻을 포기한데는 세기로 유명한 내 고집에 원인이 있기도 했지만 내 주장이 부당하거나 논리근거가 희박하지 않다는데 더 큰 원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