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자서전 2. 국민학생때

Posted by RAY.D
2014. 11. 8. 20:00 뮤지션 이야기/국내


이 글은 서태지가 21살때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후 스포츠 서울의 지면을 빌어 자신의 자라온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2.

 나는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있어 부수고 만들고 하는데 취미가 있었다. 무엇이든 보면 분해해서 조립을 해야 직성이 풀렸다. 특히 모형비행기를 만드는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국민학교땐 모형기 날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이 열 번은 넘는 것으로 기억된다. 뿐만 아니라 과학경진 대회나 발명품 대회엔 한번도 놓치는 법이 없이 상을 받앗다. 아버지는 이런 내 모습을 볼 때마다 그렇게 흐뭇해 할 수 없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반드시 용돈을 줄 때가 많았다. 내가 이처럼 물건을 만들기에 재주가 있는 것은 아버지의 소질을 그대로 물려받은 탓이었다. 동국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아버지는 발명광이었다. 무슨 기계를 집으로 들고 들어와 꼬박 날을 샌 적이 수없이 많았다. 아버지는 지금도 몇 개의 특허를 가지고 계신데 지금하고 계신 상표제조기도 직접 발명하신 기계다. 말하자면 아버지는 직접 발명하신 기계로 공장을 차리신 것이다. 당시만 해도 내 꿈은 설계사가 되는 것이었다. 하늘 높이 뻗어 오른 빌딩을 설계하는 설계사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학교때의 별명은 '발명가' 또는 '정박사'였다. 친구들은 현철이란 이름보다 '정박사'로 부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공부는 늘 상위권이었다. 당시엔 5등안에 들어야 반장후보에 들 수 있는데난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계속 반장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나서기를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한번도 반장을 지내보지는 못했다. 남 앞에 나서기 보다는 조용하게 앉아 물건이나 뜯어고치는 일이 더 적성에 맞았던 것이다.


 얼마전 팬들 사이에 서태지가 너무 공부를 못해 겨우 고등학교를 마쳤더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솔직히 깜짝 놀랐다. 변명을 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지만 왜 이처럼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떠도는지 이해할 수 없다. 누군가가 이런 소문을 악의로 퍼트린다면 꼭 한마디 알려주고 싶다. 서태지가 옛날에 공부를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인기에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여튼 팬들에게 다시 한번 말하고 싶은 것은 당시만 해도 난 상당히 공부를 잘하는 착실한 아이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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