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의 원리

Posted by RAY.D
2014. 1. 10. 17:06 악기 & Gear 이야기/악기 하드웨어 상식

출처 : 스윙기타

 

 

 

픽업의 원리


픽업의 원리
픽업은 현의 진동을 전류의 흐름으로 바꿔서 이 신호를 앰프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진동을 전류로 바꾼다는 점에서 마이크와 비슷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마이크는 공기의 진동을 감지하지만 픽업은 현의 진동만을 감지해낸다는 것이죠.
픽업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전선(코일) 주위의 자기장이 변화하면 전선에 전류가 흐른다." 라는 자연현상을 응용하는 겁니다.
자기장을 변화시키는 간단한 방법은 자석을 운동시키거나 코일을 운동시키는 겁니다. 마이크의 원리는 얇은 판(diaphragm)에 코일을 고정시키고 이 판이 공기의 진동에 의해 떨리면 코일도 같이 진동하면서 코일에 전류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픽업의 경우는 좀 다르죠. 옆의 그림처럼 자석도 코일도 모두 고정되어 있습니다.


아니 그럼, 어떻게 자기장을 변화시키는거죠?


해답은 바로 기타줄에 있습니다. 줄은 강철(steel)이나 니켈성분으로 되어있죠? 이게 자기장 안에서 진동하면서 픽업의 자기장을 변화시킵니다. 그 결과 코일에 전류가 흐르게 되고 앰프에서는 이 전류의 변화를 증폭시키는 겁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고등학교 때 배운 플레밍의 왼손(오른손일지도..기억이 가물가물..)법칙 등등에서 나옵니다. 글 쓰는 사람이 전기에 대한 지식이 짧은 관계로 더 자세한 내용은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식이 탄로나기 전에 말이죠..
하여튼 기타줄이 반드시 강철, 니켈, 구리 등등의 도체로 되어있어야만 픽업을 제대로 작동시킵니다. 공기의 진동이나 사람의 음성, 쇠가 아닌 나일론 줄의 진동 등은 픽업을 통해서 증폭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잠깐 경험많은 플레이어의 질문을 받아보도록 하죠.


  1. 그런데 왜 이어폰을 픽업 가까이 가져가면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가 앰프에서 나는거죠?
  2. 픽업에다 대고 크게 소리를 지르면 앰프에서 소리가 나기도 하는데, 이건 왜 그런가요?


답1) 일단 이어폰이나 핸드폰 같은 전기 음향 제품의 원리는 픽업과 반대로 전기 신호를 공기의 진동으로 바꿔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전기신호가 픽업 주위 자기장을 같은 방식으로 변화시켜서 마치 픽업이 마이크 같이 행동하는 것이죠.


답2) 기타줄이 음성에 의해 진동하는 현상입니다. 기타줄을 빼고 소리를 지르면 아무리 크게 질러도 앰프에서는 소리가 안납니다. 간혹 강철 픽업 커버가 달린 픽업에서 커버가 진동하면서 소리가 좀 나는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와 같이 음성을 그대로 재현하지는 않죠.



험버킹(humbucking) 픽업


험버킹 픽업의 원리


험버킹 픽업, 험 캔슬링(hum-cancelling) 픽업 또는 험버커(humbucker) 모두 같은 뜻입니다. 험(hum)은 잡음, 벅(buck)은 반항하다는 뜻이니까 번역하면 '잡음을 거역하는, 잡음을 취소시켜버리는 픽업' 정도가 되겠네요.

싱글코일 픽업은 구조상 잡음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픽업 주위 공간에 있는 온갖 전자기장과 전자기파가 이러한 잡음을 유발하는 것이죠. 아무리 실드처리를 해도 이러한 잡음을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해결책이 바로 험버커입니다.

왼쪽 그림과 같이 두 개의 싱글 픽업을 붙입니다. 코일의 방향을 서로 반대로 감죠. 그런데 만약 자석의 극성까지 같은 방향이라면.. 아마도 양쪽에서 전류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흘러서 충돌하겠죠? 따라서 자석의 극성까지 반대로 바꿉니다. 이렇게 하면 두 코일에 유도되는 전류의 방향이 같아지는 거죠.
이 두 코일은 밀착되어있기 때문에 그 장소에서 발생하는 잡음신호가 거의 같습니다. 이 신호를 서로 극성이 반대인 자기장으로 중첩시키면 두 자기장에서 잡히는 잡음신호가 서로 반대 위상이 되면서 0에 가까워집니다. 잡음(hum)이 제거(cancel)되는 것이죠.

싱글코일 픽업 역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배열합니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죠.
픽업이 세 개라면 자석의 극성을 번갈아가며 서로 반대로 합니다. 코일의 방향도 서로 반대로 감는거죠.(까만 화살표)
이런 기타를 연주해보면 프론트-미들 또는 미들-리어의 조합으로 연주할 때 잡음이 훨씬 적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험버커의 원리와 무관하지 않은거죠.

당연히 험버커의 자기장 형상은 싱글픽업과 다릅니다. 유도되는 전류의 세기도 다르구요. 이 차이가 싱글코일과 험버커의 톤을 확연히 다르게 만들어주는 겁니다.
반대 극성의 싱글픽업 연결


여러가지 픽업


실제 픽업의 모양을 보도록 하죠. 수많은 회사들이 있지만 디마지오(DiMarzio)의 제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가진 카탈로그가 디마지오 밖에 없어서요.. 다른 제품들도 형태는 대동소이합니다.



싱글코일


싱글코일 픽업 커버달린 싱글코일 픽업 소프바 레일싱글 픽업
 
  • 첫번째 픽업은 가장 전통적인 펜더 스트라토 형의 싱글 픽업입니다.
  • 두번째는 텔레캐스터의 프론트 픽업 같이 생긴거죠. 싱글 코일에 커버를 씌운 겁니다.
  • 세번째는 소프바(soap bar)라고 부르는 디자인인데요, 깁슨 레스폴에 처음 박혔던 P-90과 같은 모양의 픽업입니다. P-90은 비누 같이 생겼다고 해서 소프바라는 애칭을 얻었죠.
  • 네번째는 레일이 붙은 픽업인데요, 사이즈만 싱글코일이지 사실은 험버커입니다. 싱글코일 사이즈라 픽업을 교체할 때 기타의 바디와 피크가드를 파낼 필요가 없죠. 레일에 관해서는 잠시 후에 다루겠습니다.


험버커


험버킹 픽업 커버달린 험버킹 픽업 미니 험버커 레일 험버킹 픽업
 
  • 첫번째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험버커입니다.
  • 두번째는 깁슨의 레스폴 시리즈에 장착되는 험버커입니다. 똑같은데 커버를 씌운거죠.
  • 세번째는 미니 험버커입니다. 커버달린 험버커인데 사이즈가 좀 작죠. 레스폴 딜럭스 모델에 장착되는 픽업이 이렇게 생겼습니다.
  • 네번째는 레일이 붙은 험버커입니다. 6개의 폴피스(pole piece) 대신 레일을 단거죠. 이렇게 하면 폴피스 사이사이에 비어있는 공간까지 커버가 되서 밴딩을 할 때 줄이 폴피스 사이를 지나면서 약해지는 자기장 때문에 소리가 줄어드는걸 막을 수 있습니다.


피에조(piezo) 픽업


Guild acoustic Guild classic
자 이제 픽업의 원리를 알았습니다.
자기장 안에서 진동하는 쇠줄이 자기장을 흔들어 준다..음 좋아. 아니 그런데, 얘네들은 대체 픽업이 어디 붙은거죠? 앰프에 꽂으면 소리가 나니까 분명 픽업이 있긴 있을텐데, 어디 붙어있는걸까요? 게다가 황당한건 오른쪽 어쿠스틱 기타는 줄이 나일론인데 소리가 잘 나잖아요? 울림통도 막혀 있는데다가 픽업 비스무레한 것도 없고 게다가 줄이 쇠가 아닌 나일론인데 소리가 나다니.. 음 속았다! 라고 억울해하기 전에 피에조 픽업(piezo pickup)이라는걸 한 번 살펴보죠.

중학교 기술시간에 배운게 어렴풋이 기억나는군요. 피에조 - 압전(壓電)현상. 그 예로는 가스레인지나 전기 라이터의 불꽃을 튀게 해주는 기구가 나왔었죠. 전자석이나 수정에다가 압력을 가하면 전류가 발생하는 현상이죠. 요게 바로 피에조 픽업의 원리입니다. 마그네틱 픽업처럼 자기장의 변화를 이용하는게 아니라 줄과 직접 접촉해서 줄의 진동을 전기적 신호로 바꿔주는거죠.
위와 같은 어쿠스틱이나 클래식 기타는 피에조 픽업이 브릿지 밑에 심어져 있습니다. 단면도는 좀 있다가 보도록 하구요, 오른쪽 사진처럼 노출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각 줄을 떠받치고 있는 두 개의 구슬 모양 쇠붙이가 피에조 픽업입니다.

피에조 픽업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때까지 여러 종류의 직접 접촉식 픽업이 있었습니다. 각 줄의 소리를 잡는게 아니라 기타 윗판의 진동을 잡는 식이었죠. 그 중에는 디아몬드(DeArmond)가 가장 인기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68년에 볼드윈(Baldwin)이라는 기타에서 브릿지 밑에 장착해서 각 줄의 소리를 증폭하는 방식의 픽업을 최초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기타에 장착되어 팔았기 때문에 픽업만 살 수가 없었고, 기타의 품질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군요.
그 후에 바커스-베리(Barcus-Berry)에서 브릿지 밑이나 기타 윗판의 적당한 곳에 장착하는 픽업을 만들었습니다.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오베이션(Ovation)의 제임스 리카드(James Rickard)가 지금도 유명한 오베이션의 브릿지 픽업을 만들어냅니다. 이 픽업은 현재에도 당시 그대로 만들어지고 있고 오베이션을 유명하게 만든 바로 그 픽업이기도 합니다. 오베이션이라는 상표는 일반명사화 돼서 지금도 픽업 달린 어쿠스틱 기타를 오베이션이라고 부르죠.
Parker's piezo pickup
브릿지 밑에 장착된 피에조 픽업
피에조 픽업은 이렇게 박혀 있습니다.
플라스틱 또는 본(bone) 재질의 브릿지를 들어내고 그 밑에 6개의 소자를 고정시킵니다. 각 줄의 밑에 수평을 잘 맞춰서 고정시켜야 합니다. 줄과 바디의 진동을 직접 접촉식으로 감지하기 때문에 설치할 때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고른 사운드를 얻을 수가 없죠.
여기서 얻은 진동으로부터 전류가 발생하고 그 신호가 프리앰프와 앰프를 거치면서 증폭됩니다.